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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잊을 수 없는 고등학교 시절의 사랑(2)
    희망과 지혜를 주는 101가지 이야기/관계의 대하여 2022. 5. 31. 07:00

    ※ 본 내용은 책 '희망과 지혜를 주는 101가지 이야기'의 내용의 나오는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우리의 관계는 내가 전에 만났던 남자들과의 관계와는 전혀 달랐다.

    그 아이들과의 생활은 거의 영화와 팝콘과 잡담이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헤어지고 또 다른 아이를 만났다.

    때때로, 학교 전체가 나의 결별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았으며, 우리 친구들에게 내 결별 사건은 언제나 흥미진진하고 굉장한 얘깃거리였다.

    한 편의 재미난 멜로드라마였던 것이다.

    브루스에게 이런 얘기들을 하면, 그는 내가 얘기를 하나씩 할 때마다 내 말에 대한 대답으로 나를 안으며 내가 모든 것을 정리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서 브루스는 나에게 글을 읽어 주곤 했다.

    언젠가는 나에게 어린 왕자라는 책을 주었는데, '사람은 마음의 눈을 통해서만 올바르게 볼 수 있어요'라는 부분에 밑줄이 그어져 있었다.

    그에 대한 답으로 난 전에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열렬함으로 정열적인 사랑의 편지와 시를 써서 그에게 보냈다(이것이 내가 알고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내 모습이 가짜라는 것을 그가 알게 될까 봐, 내 눈에 비친 그의 모습처럼 난 지적이거나 심오한 사색가와는 거리가 먼 아이라는 것을 그가 알게 될까 봐, 여전히 난 그와의 사이에 높은 벽을 쌓고 그가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했다.

    팝콘과 영화와 잡답이 잇던 옛날 버릇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었다.

    그것이 훨씬 편했다.

    브루스와 함께 추운 바깥에 서서 다시 옛날 남자친구에게 돌아가겠노라고 말했던 그날이 생생히 기억난다.

     

    "나는 그 아이에게 더 필요해."

     

    난 계집애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옛날 버릇은 여간해서는 없어지지 않아."

     

    브루스는 슬픔이 가득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는데, 그 자신보다는 나를 위한 슬픔이었다.

    내가 실수하고 있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고, 나 또한 알고 있었다.

    세월이 흘렀다.

    브루스가 먼저 대학을 진학했고, 그 다음해에 나도 진학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집에 올 때마다, 난 언제나 그를 만났고 그와 그의 가족들을 방문했다.

    난 늘 그의 가족들이 좋았다.

    그의 가족들은 내가 그들의 집에 갈 때마다 언제나 따뜻하게 맞아 주었고, 나를 만나면 즐거워했다.

    그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만 봐도 브루스가 나의 실수를 용서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느 크리스마스날, 브루스가 나에게 말했다.

     

    "넌 언제나 멋진 글을 썼었지. 넌 정말 대단했어."

    "정말이야."

     

    그의 어머니가 맞는 말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너의 글은 정말 아름다웠어. 네가 글쓰는 것을 포기하지 말았으면 좋겠구나."

    "제가 쓴 글을 어떻게 하세요?"

     

    내가 브루스의 어머니께 여쭤 보았다.

     

    "저기 말이다. 네가 보낸 편지들은 모두 브루스가 나에게 읽어 주었단다. 그 글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우리 두 사람 다 절대 잊을 수가 없더구나."

     

    브루스의 어머니가 말했다.

    브루스의 아버지도 고개를 끄덕였다.

    난 얼굴이 새빨개져 의자 깊숙히 몸을 묻었다.

    그 편지에 내가 정확히 무슨 말을 썼던가?

    내가 브루스의 명석함에 감탄하고 있었던 것처럼 브루스도 내 글을 감탄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정말이지 뜻밖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우리는 연락이 끊겼다.

    브루스이 아버지로부터 마지막으로 들은 소식은, 브루스가 샌프란시스코로 떠났고 요리사가 될 생각을 한다는 것이었다.

    난 수많은 남자들과 사귀다 헤어졌고 그러다가 아주 똑똑하고 근사한 남자를 만나 결혼했다.

    그즈음에 난 훨씬 성숙해져 있었고 남편의 지성에 자연스럽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으며 특히 남편이 나의 능력을 알아줄 때면 더욱 그랬다.

    하지만 내가 지금도 관심을 가지고 생각하는 남자 친구는 오직 브루스뿐이다.

    무엇보다, 브루스가 행복하면 좋겠다.

    그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

    여러 가지 면에서, 내가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고, 영화와 팝콘과 잡담 속에 파묻혀서 외면하려 했던 나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게 된 것은 브루스의 도움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의 영혼과 내 안에 작가 기질을 보는 방법을 난 브루스에게서 배웠다.

     

    다이아나 L. 채프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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